국가보안법 철폐, 이적규정 철회, 정치수배 해제를 촉구한다

   우리는 2000년 6월 역사적인 6.15남북공동선언이 발표된 것을 계기로 이 땅에서
냉전시대는 가고 민족화해의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기대와 희망으로 가슴 설레임을
억제할 길 없었다. 그리하여 남북당국간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당연히
국가보안법은 철폐될 것으로 기대했었다. 따라서 '이적 행위'라거나 '정치
수배자'라는 낱말은 냉전시대와 함께 역사 속으로 묻힐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 같은 기대와는 달리 아직도 우리의 현실은 냉전시대적 잔재들이
그대로 남아 있다. 국가보안법이 여전히 잔존하고 있고, 아직도 100명에 가까운
양심수가 감옥에 갇혀있으며, 300명이 넘는 정치수배자가 거리를 헤매야 하는
현실이 바로 그것이다. 외세로부터의 간섭을 거부하고 민족의 자주권을 주장하면서
실천에 나선 사람들이 수배되거나 투옥되고 있다. 또한 임금노동자들의 권익옹호를
위해 단체교섭권을 주장하고 노조활동을 한 사람들이 실정법위반으로 입건
투옥되고 있는 현실이다. 더욱이 범민련이나 한총련은 '연방제통일방안'을 그
강령에서 삭제하는 등 '이적단체' 라는 굴레에서 벗어나기 위한 적극적인
자기변화를 시도했는데도 불구하고 사법 당국은 여전히 이적단체로 규정하고 있다.
  

   6.15남북공동선언 이후 우리는 자주적 통일을 향한 남북화해와 교류의 시대를
맞고 있다. 그리하여 각종 형태의 남북교류가 이루어져 민족화해의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그 결과 2003년 2월 5일, 마침내 철옹성 같기만 했던 휴전선
비무장지대가 부분적으로나마 뚫리게 되었다.
 
 이 같은 민족화해와 자주통일이라는 새 시대적 소망과 현실에 걸맞게, 이제 더
이상 민족화해와 자주적 통일을 위해 활동했거나, 빼앗긴 민중생존권을 되찾고자
단체활동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투옥되거나 수배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그리고
해마다 일반학생들의 선거에 의해 선출되는 각 대학의 총학생회장 및 단과대학
학생회장들이 당선과 동시에 자동적으로 수배자가 되어야 하는 '비정상적'인
관행도 없어져야 한다. 그리하여 친북적이라고 해서 투옥하거나, 정치수배라는
이름으로 기본적 인권을 침해하는 사법적 횡포가 더 이상 자행되어서는 안된다.

  이에 우리 사월혁명회는 전민중적인 지지와 성원을 호소하면서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 민족의 자주적 통일을 앞당기기 위하여 국가보안법은 반드시 
    철폐되어야 한다.
 - 명실상부한 민주주의 실현을 위하여 범민련과 한총련, 한청 등에 대한 
    이적규정은 철회되어야  한다.
 - 천부적인 인권의 보장을 위하여 양심수는 즉각 석방되어야 하고, 
    정치수배는 하루빨리 해제되어야 한다.
                                     
                            2003년   2월  7일

                                                 사 월 혁 명 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