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고를 치르고 있는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서신을 통해 “100만 민중경선제를
통한 노동자민중후보 선출”을 호소했다. 

3일 민주노총에 따르면 한상균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서신을 보내 “광장의 요구를
국회기득권에게 위임하는 순간 보수정치의 선을 넘을 수 없다”며 “대선 시기
우리의 힘을, 계급투표의 힘을 실물로 보이지 않으면 그 어떤 현안도 요구도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이 지난 역사의 뼈아픈 교훈”이라고 강조했다.

한 위원장은 “약속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그 약속을 지킬 수 있는 사람. 그걸
책임지게 만들 세력은 우리”라며 “노동자민중후보, 100만 경선이 더더욱 필요한
이유”라고 밝혔다. 

그는 “죽느냐 사느냐 하는 시대적 과제를 뒤로하고 각자 자기 손톱 밑 가시만
급하다하면, 이는 대의도 아니고 병법으로도 하책”이라며 단결을 호소했다. 

민주노총은 오는 7일 ‘민중경선제’와 ‘지방선거 전 선거연합정당 건설’ 등을
주요 골자로 하는 대선방침과 정치방침을 결정하는 대의원대회를 앞두고 있다.
한상균 위원장의 서신은 민주노총 대의원들에게 보내는 서신이다. 

한상균 위원장은 “민주노총은 정치적 격동기 2017년을 관통할 정기대의원대회를
앞두고 있다”며 “2017년 역사가 민주노총에 부여한 과제는 무엇이냐”고
자문했다. 

한 위원장은 “(과제는)분노한 민중의 촛불이 적폐척결과 개혁입법이 완수될
때까지 타오르게 하는 일”이라며 “우리의 분노와 광장의 구호를 하나도 잃지
않고 삶의 혁명으로 완성한다는 각오로 전 사회를 조직화하는 대선투쟁, 전 민중과
함께하는 6월 총파업, 상반기 6개월을 우리의 피땀으로 만들어야 할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신정부 출범 후 6개월은 광장의 요구를 관철시키는 골든타임이자
기득권들과 물러설 수 없는 진검승부를 해야 하는 운명의 시간”이라며 “쟁취의
시기, 수확의 시기, 2017년. 한국사회 진보변혁적 재편을 위해 쉼없이
달려보자”고 호소했다. 

한상균 위원장은 지난 2014년 11월 14일 1차 민중총궐기를
주도한(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등) 혐의로 구속기소되어 1심에서 징역 5년형을
선고받았다가 지난해 12월 항소심에서는 징역 3년으로 감형돼 복역중이다. 

민주노총은 오는 7일 오후 2시 서울 강서구 KBS아레나홀에서 제64차
정기대의원대회를 열고 정치전략, 대선투쟁 사업계획, 조직혁신 전략 등의 안건을
논의한다. 

다음은 한상균 위원장이 보낸 옥중서신 전문이다. 

조합원 동지들께

설 명절은 잘 보내셨습니까?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명절이지만 고향도 가지
못하고 투쟁하는 동지들과 4년 2개월 만에 정리해고가 부당하다는 항소심 판결을
이끌어낸 KEC 동지들 생각에 가슴이 먹먹합니다. 동지들 모두 고맙고, 미안하고,
사랑합니다. 

매주 광장으로 특근 나가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노동자들은 상시적인 해고에
내몰리고 있는데, 나라를 송두리째 유린한 파렴치한 대통령 한명 해고 시키는 길은
참으로 험합니다. 그러나 최고 권력인 대통령도 단죄할 수 있다는 정의를 세우고
있으니 참으로 값진 특근입니다. 직접정치로 사람답게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들고 있는 동지들이 자랑스럽습니다. 

동지들, 정의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한 촛불은 이제 먹고사는 문제,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라 외치고 있습니다. 그리고 민주노총은 정치적 격동기 2017년을 관통할
정기대의원대회를 앞두고 있습니다. 

2017년, 역사가 민주노총에 부여한 과제는 무엇입니까? 분노한 민중의 촛불이
적폐척결과 개혁입법이 완수될 때까지 타오르게 하는 일입니다. 우리의 분노와
광장의 구호를, 하나도 잃지 않고 삶의 혁명으로 완성한다는 각오로 전 사회를
조직화하는 대선투쟁, 전 민중과 함께 하는 6월 사회적 총파업. 상반기 6개월은
우리의 피땀으로 만들어야 할 시간입니다. 또한 신정부 출범 후 6개월은 광장의
요구를 관철시키는 골든타임이자 기득권들과 물러설 수 없는 진검승부를 해야 하는
운명의 시간입니다. 

쟁취의 시기, 수확의 시기, 2017년. 한국사회 진보변혁적 재편을 위해 쉼없이
달려봅시다. 동지들, 2017년 투쟁을 힘차게 결의해 주십시오. 

정치방침에 대한 의견 충돌이 있다 들었습니다. 부모자식 간에도 다른 것이 정치적
입장인데, 당연한 현상입니다. 그러나 현재의 분열된 상태로는 현장 조합원의
가슴을 뛰게 할 수 없습니다. 많은 조합원들도 진보정당과 정치조직을 이끌고
계시는 동지들도 노동자 정치세력화가 시급하다 말합니다. 다가올 지자체 선거에서
그 첫 단계의 형식을 갖추자는 것이 선거연합정당입니다. 봄이면 다시 새로운
희망으로 씨를 뿌리는 농부의 도전이 필요합니다. 또한 갈등과 시련이 매듭 될 때
대나무는 올곧고 힘 있게 자랄 수 있습니다. 

대선투쟁의 후보전술도 이견이 많다지요. 유력 대선 후보들은 모두 노동자의 권리,
좋은 일자리, 불평등 해결, 적폐척결을 약속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을 끌어내리고
들어선 정부라면 마땅히 해야 할 의무입니다. 그러나 정권교체는 목표가 아닌
결과여야 합니다. 광장의 요구를 정부와 국회기득권에게 위임하는 순간 보수정치의
선을 넘을 수 없습니다. 대선 시기 우리의 힘을, 계급투표의 힘을 실물로 보이지
않으면 그 어떤 현안도 요구도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이 지난 역사의 뼈아픈
교훈입니다.

약속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그 약속을 지킬 수 있는 사람, 그걸 지키게 만들
세력은 우리입니다. 또한 대선방침이 힘 있는 결의와 집행으로 성과를 낼 때만이
정치전략이 생명을 얻게 됩니다. 

노동자민중후보, 100만 경선이 더더욱 필요한 이유입니다. 죽느냐 사느냐하는
시대적 과제를 뒤로하고 각자 자기 손톱 밑 가시만 급하다하면, 이는 대의도
아니고 병법으로도 하책입니다. 우리가 예측하지도 못하는 수 많은 변화가
곳곳에서 시작되고 있습니다.

광장연대의 선봉대 민주노총, 그리고 민주노총의 선봉대 대의원 동지들. 눈 내리는
섬진강변의 매화는 봄소식을 전할 준비를 하고 있지만, 노동자민중의 봄을
앞당기는 길은 광장의 민중과 굳건한 연대로 직접정치를 강화하는 길입니다. 

2017년 민주노총의 결단을 이천만 노동자와 오천만 민중이 지켜보고 있습니다.
우리가 옳았다는 것 하나 만으로도 힘들었던 시간들은 다 잊을 수 있는데, 마음은
나날이 천년의 고민을 하게 됩니다. 감옥에서 식은땀이 흘러내립니다. 동지들을
믿습니다. 사랑합니다. 투쟁. 

2017년 1월 29일 춘천교도소에서
민주노총 위원장 한상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