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혁명의 종착지는 통일이다. 통일이 되어야 우리사회의 근본적 적폐가 청산되고
그래서 통일을 위한 우리의 노력과 고민은 촛불혁명의 연장선상에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오늘까지 통일 환경은 변화된 것이 없다. 
지금 농촌은 가뭄으로 농토가 타들어가고 있지만, 그 가뭄보다 더한 것이
'통일가뭄'이다. 

이명박 정부 때부터 시작된 '통일가뭄'은 10년 동안 지속되면서 남과 북 그리고
해외 동포들의 가슴이 타들어가게 하고 통일의 싹들이 말라 죽어가고 있다. 

그러나 이 기나긴 '통일가뭄'에도 우리 농민들은 통일에 대한 열망을 한 번도
포기하지 않았다. 농민들은 이명박, 박근혜정부 때도 통일쌀 경작사업을 줄기차게
해왔다. 남북관계가 얼음장처럼 차거워지고 일촉즉발의 전쟁위기에도 우리는 남과
북의 농민들이 나눠먹을 쌀을 농사 지었다. 

가뭄에 농사를 포기하는 농민들이 없듯이 우리는 통일이 이뤄지리라는 믿음으로
미련스럽게 통일 경작사업을 했다. 올해도 5월 28일, 강원도 철원을 시작으로
오늘은 나주와 영암에서 통일쌀 보내기를 하는 등 전국에서 통일의 꿈을 심고
있다.

우리가 이렇게 해 온 것은 오직 하나, 북측은 남이 아니라 우리의 가족이기
때문이다. 가족 간에 비록 갈등이 있더라도 서로 만나고 함께 살아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더욱 존중하고 위로하는 것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약을 올리고
협박을 하면서 대화를 하자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대북제재와 압박을 하면서
남북대화와 협력은 성립되지 않는다. 지금은 모든 제재와 압박, 대결과 협박의
언어와 행동을 중단하고 북측과 대화의 자리를 만들어가야 한다. 

또 한 가지 지켜야 할 정신이 있다. 내 논의 농사는 내가 지어야지 누가 지어주지
않으며 남이 지어주면 내 농사가 아니라 그 사람의 농사이다. 

통일도 우리 민족이 하는 것이지 남의 나라가 해 주지 않는다. 통일을 남이 해주면
'통일이 아니라 불행의 씨앗'이 된다. 이 당연한 이치 앞에 어렵게 생각하거나
복잡하게 꾸밀 필요도 없다. 

미국의 입장, 강대국의 입장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우리가 중심을 세우고
우리민족끼리 통일을 논의해야 한다. 민족의 지혜와 힘이 모이면 국제관계는 우리
쪽으로 오기 마련이다. 오늘 6.15기념 행사를 계기로 우리 민족끼리 통일을
논의하기 위해 모든 제재와 압박을 중단해야 한다. 국민이 주인이었던 촛불혁명의
정신대로 남의 나라 눈치를 보거나 핑계를 대지 말고 민족의 주인이 되어 통일의
길을 활짝 열어 가자. 지금은 통일 국면을 비약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때를 놓치지 말고 우리민족끼리 주어진 영광의 시대를 맞이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