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행진 1주년, 또 다른 시작"   
    -여중생범대위, 자주평화 1주년 촛불행진 개최 
                                 작성일자: 2003-11-29 오후 11:01:00   
     송정미 기자 (jmsong@tongilnews.com ) 

 
"촛불행진 1주년은 또 다른 시작입니다!"

국민들의 자주평화의 염원을 담아 촛불을 밝힌 지 오늘로서 정확히 369일째 되는
날이다. 결코 쉽지 않았던 지난 1년 동안 촛불을 지켜왔던 이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1년을 되돌아 보건대, 어느 것 하나 해결되지 않았다. 이들은 촛불
1주년을 맞으며 `다시 시작`을 다짐했다. 

촛불 1년 "피와 땀, 눈물로 지켜져"

`미군장갑차 여중생 고 신효순 심미선 살인사건 범국민대책위원회`(여중생
범대위)는 29일 오후 6시 30분경 광화문 교보문고 옆 인도에서 7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파병철회! 한미SOFA 전면개정! 오만한 미국 규탄! 자주평화 1주년
촛불행진`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크게 1부 되돌아보는 1년 촛불행진, 2부 촛불행진의 현재적 의미, 3부
고 제종철 부실장 추모 등으로 나누어 진행됐다.

지난 1년동안 광화문 촛불집회를 지켜왔던 사람들로 구성된 1부 행사는 반가운
얼굴들이 많이 보였다.

초등학생인 신한얼 어린이, 촛불집회로 지난 5개월 동안 수배를 받고 있는 `광화문
촛불지기` 민주노동당 이승헌 자통국장, 문예위원장 우위영씨 등이 나와 어려움
속에서도 지켜온 되돌아 `촛불 1년`과 희망을 얘기했다.

특히 신한얼 어린이는 "현 정부를 참여정부라고 하는데 전쟁참여정부가 아니냐"며
"국민이 참여하는 정부가 돼야 한다"고 이라크 파병을 결정한 노무현 정부를
당차게 비판해 참가자들의 박수와 환호를 받았다. 

민주노동당 김배곤 부대변인의 사회로 진행된 2부 행사는 미선.효순이와 고 제종철
부실장을 추모하는 묵상으로 시작했다.

여중생 범대위 한상렬 상임대표는 여는 말에 나서 "지금은 총체적 난국의 시기로
돌아와 역사의 거울 앞에 서야 할 때"라고 말문을 열고 "우리의 피와 땀, 눈물이
배어 있는 1년이 지났는데 지금 우리는 아무것도 없다"며 "하지만 이미 불붙어
있는 우리 국민의 힘을 믿고 다시 한번 힘과 용기를 내자. 자주 평화는 끝끝내
이루어지고 결국 승리는 우리의 것이다"고 참가자들을 독려했다.

지난 1년동안 자원봉사단 활동을 했던 여중생도 자유발언에 나서 "지금 이
자리에는 1년전 효순.미선이의 약속 잊지 말자고 했던 이들이 온 것 같다"며
"1년이 넘는 동안 받아들이기 힘들 정도로 어려운 일도 많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꿋꿋하게 지켜왔기에 오늘 이 자리가 있는 듯하다. 1년이 됐으니 처음 시작하는
마음으로 항상 촛불을 든다면 우리는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중고등학생과 시민들도 적잖게 참석했다.

김아람(용화여고 3) 학생은 "미선.효순 문제로 미국 사람들에게 상처를 받았는데
또다시 파병을 한다면 파병된 우리 군인들도 부상당하고 상처를 받을 것이라고
보기에 파병을 반대"하는 마음에 친구들과 오늘 집회에 참석하게 됐다고 밝히고는,
"촛불 1년이 끝이 아닌 또다른 시작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는 성남지역 풍물굿 패 `우리마당`의 길놀이로 시작해 전교조 노래모임
`해맑은 웃음을 위하여`, 경희대 학생들의 율동, 경기지역 민주단체 청년들의
율동, 가수 서기상, 윤미진씨의 노래 공연, 지난 1년간의 촛불 영상, 고 제종철
부실장 추모영상, 마지막으로 `살아오라, 차라리 자주평화의 횃불되어` 라는
퍼포먼스가 진행됐다. 또 집회장 주변에는 고 제종철씨의 분향소와 지난 1년간의
`촛불` 사진들이 전시돼 시민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자주평화의 촛불광장, 다시 `파병반대` 촛불바다 이룰 것

행사를 마무리하기에 앞서 참가자들은 `촛불행진 1주년을 맞아 국민여러분께
드리는 글`을 통해 `새로운 시작`을 위한 결의를 모았다. 

결의문을 통해 오종렬 상임대표는 "자주평화 촛불의 역사는 민중의 심장에 지울 수
없는 승리와 희망의 영상으로 영원히 살아 있을 것"이라며 "촛불행진 1주년은 또
다른 시작"하자고 호소했다. 

그리하여 오는 12월 "자주평화의 촛불광장인 이곳 광화문에는 다시 한번
파병반대의 요구가 촛불바다를 이룰 것이며 촛불바다는 거대한 봇물이 되어
전세계로 반전평화의 광야를 향해 거세찬 불길로 타오를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행사는 지난 1년 동안 수없이 광화문에 울려 퍼졌던 윤도현의 `아리랑`에
부르며 참가자들 모두가 오랜만에 기차놀이를 하며 밤 9시 20분경 모두
마무리됐다.  

한편, 여중생 범대위 채희병 사무국장은 "많은 사람들이 미선이.효순이를 잊지
않고, 불평등한 한미관계 청산, 자주와 평화의 힘이 모여 지난 1년을 지켜왔다"며
"이 촛불 1년의 힘이 지금 중요한 문제가 되고있는 파병 반대 힘으로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채 국장은 "이 힘을 전국적으로 확산시키기 위해 오는 31일을 2003년 자주평화의
해를 정리하고 2004년을 준비하는 송년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올 하반기
들어 파병, 노동자 문제 등 각 사안별로 분산됐는데 이날 이 모든 역량이 결집하고
이 힘이 내년 투쟁으로 이어지도록 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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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편 이날 오후 3시부터 수유리 4.19 묘소에서는 사월혁명회 민족학교 수련
모임이 진행되어 광화문 촛불시위 1주년 행사에 많은 회원들이 참가하지는
못했지만 김준기, 노중선, 최영남 회원 등이 끝까지 자리를 함께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