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병 선생이 부활했다”  
     ‘인혁당재건위’ 관련 이수병선생 29주기 추모식 열려  
 
              [통일뉴스] 이계환  기자  2004-04-09 오후 2:50:15       
 
1974년 박정희 정권때 이른바 ‘인혁당 재건위 사건’에 연루돼 연행되었다가
사법살인 당한 여덟 명중에 한 사람인 이수병 선생을 기리는 29주기 추모식이
열렸다.

8일 오후 5시 ‘이수병 선생 기념사업회’(기념사업회) 주최로 경희대학교
수원배움터에서 열린 추모식에는 가족과 지인들이 참석해 고인의 생전의 활동과
사상을 기리고 그의 죽음이 갖는 의미를 되새겼다.

무대에는 고인의 생전의 사상과 활동을 집약해 표현한 ‘가자 북으로. 오라
남으로. 만나자 판문점에서’와 ‘선생의 뜻 이어받아 조국통일 완수하자’는 대형
현수막이 내걸려 분위기를 한층 엄숙하게 했다. 

먼저, 유족 대표로 나선 이수병 선생의 장남 동우(35) 씨는 “매년 잊지 않고
이같은 행사를 챙겨주시는 기념사업회와 경희대 민주동문회에 감사드린다”면서
“어머님과 식구들이 중국에 계셔 올해엔 유족 대표로 저만 왔다. 어머님께서도
거기에서 추모식을 한다고 말씀을 전해달라고 했다”고 인사말을 했다.

기념사업회 박중기 상임자문위원은 추도사를 통해 “1945년 그때 이 나라가 무엇이
해방되었는가. 친일세력이 그대로 남아 있지 않았는가”고 당시를 꾸짖은 후
“최근 남쪽에서 탄핵정국이 일어났는데 이 본질은 친일에 뿌리를 둔 세력들에
대한 심판이자 기득권 세력에 대한 탄핵”이라면서, “수병 동지, 당신을 추도하는
이유는 이같은 과정을 거쳐 숙제를 푸는 것만이 당신이 원했던 진정한 해방의
길이기 때문이다”며 고인을 기렸다.
 
헌화와 분향에 이어 기념사업회 정해랑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이제 비로소
이수병 선생이 확실히 부활했다”면서 올해초 친일인명사전 발간을 위한
모금운동에서 보여준 네티즌들의 관심과 지지 그리고 탄핵정국에서의 국민적 분노
등에 힘입어 시대가 바꿔지고 있다면서 “예전에는 선생의 이름조차 꺼내기가
어려웠는데 이제는 이수병 선생을 좀더 대중속에 널리 알릴 수 있도록 하자”고
독려했다. 이어 이번 행사를 준비한 참가단체의 소개가 있었다.

이날 행사는 추모식임에도 불구하고 가수 이지상 씨와 손병휘 씨가 나와 노래를
통해 추모공연을 했고, 이어 경희대 학생들이 춤과 노래를 통한 추모공연을 해
분위기를 한층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사월혁명회 서정복, 도강호, 김달수 선생, 민자통 우동철 선생,
범민련 남측본부 김규철 부의장 등과 함께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추모연대,
천주교인권위 등에서 참석했다.

이날 행사를 준비한 기념사업회 이창훈 사무국장은 “30주기를 앞두고 긴장해서
준비를 했는데 생각한 대로 안돼 (이수병) 선생님께 부끄럽다”면서
“기념사업회는 앞으로 ‘이수병 기념상(가칭)’을 제정하고 또 선생의 모교인
경희대 서울과 수원교정에 흉상과 추모비를 건립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한편, 기념사업회는 지난 15주기 행사 이후, 매년 4월 8일 경희대학교 서울교정과
수원교정을 번갈아 가며 추모행사를 벌이고 있으며, 아울러 매년 6월 6일에는 경남
의령에 이는 이수병 선생의 묘역을 참배해 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