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군강점 59년, 이젠 종지부를 찍자"  
    시민사회단체, 맥아더동상 앞에서 민족자주선언 발표  
 
               [통일뉴스] 이현정  기자  2004-09-08 오후 6:25:13       
  
한국전쟁 당시 더글러스 맥아더 '태평양방면 미국육군부대 총사령관'이 이끄는
미군이 한반도에 들어와 '북위 38도 이남의 조선영토를 점령한다'는 내용의
포고령을 내린 지 59년이 되는 9월 8일, 통일연대와 민중연대 등 시민사회단체들이
인천자유공원에서 미군강점 59주년 민족자주선포대회를 갖고 이날부터 11일까지
사흘 간을 미군강점 반미투쟁기간으로 선포했다. 

오전 11시경 맥아더 총사령관 동상이 있는 인천시 중구 송학동에 위치한
자유공원에 모인 150여명은 미국이 "호혜평등의 원칙을 져버리고 자국의
패권정책에 따라 한반도를 지배하고 있다"고 규탄하고 '미군강점 59년에 즈음한
민족자주선언'을 발표한 뒤 이를 미국 대사관에 전달했다.   

이들은 범민련 남측본부 나창순 의장이 낭독한 민족자주선언을 통해 "지난 59년
동안 미군의 주둔으로 인해 우리 겨레가 겪어온 고통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지경이며, 겨레가 흘린 피는 강산에 차 넘칠 지경이다"고 개탄하고 아직도
"주한미군 재배치와 연계하여 130억 달러에 달하는 무기를 증강시키는 미국의
움직임은 한반도 일대의 긴장을 첨예하게 고조시키고 있다"며 "한반도 영구주둔,
완전 지배를 꿈꾸는 미국의 움직임을 저지하고 자주, 평화, 통일의 활로를 힘차게
개척해 나가자"고 결의를 다졌다. 
 
민중연대 정광훈 상임의장은 자유공원에 우뚝 서있는 맥아더 총사령관의 동상을
가리키며 "인천에 저 자가 저리 당당하게 동상으로 남아 서있는 것을 보고
자존심이 상했다"며 "맥아더는 분단의 원흉이며 남한사회에서 가장 못된 짓을 한
놈이고 평양을 초토화시킨 놈도 바로 저 놈"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우린 원래 자주국가였는데 미국과 일본이 들어오면서부터 '자주'를 목놓아
부르게 됐다"며 "자주되는 날 통일된 나라에서 남북이 오순도순 살자"고 제안했다.


인천통일연대 한상묵 운영위원장은 "평화와 통일의 땅으로 거듭나기 위해 달리고
있는 인천에서 이제 맥아더 동상을 철거하고 그 자리에 민주열사 조형을 세우는
것이 통일을 위해 해야 할 일"이라 강조하고 "민족자주를 원하는 사람들이 한데
모여 민족통일 행사를 가질 날도 멀지 않았다"고 선언했다. 
  
통일연대 한상렬 상임대표는 "59년 전 9월 8일 월미도 앞 바다에 들어온 미군은
환영 나온 인파들을 향해 발포했으며 이 과정에서 애국민중 두 분이 죽임을
당했다"고 밝히고 "맥아더는 2차 세계대전까지만 해도 영웅이었을지 모르나 우리
민족에게는 은인이 아니라 원수였다"며 "이런 자가 단상 위에 서있다는 것 자체가
왜곡된 과거를 청산하지 못했다는 증거가 아니겠는가"라고 개탄했다. 

또한 무조건적인 군사력 동원을 기획하고 있는 미국 때문에 "지금 북녘 동포들은
피가 마르고 있다"며 "반전평화의 주체인 우리가 국민과 더불어 반미투쟁을 일으켜
싸워야 한다"고 역설했다. 

연설 뒤, 민족자주선언을 낭독한 이들은 '주한미군철거가'를 부르며 맥아더 동상
앞으로 향했으나 맥아더 동상 앞에는 동상을 지키기 위해 전경 100여명이 배치되어
있었다. 
 
권오혁 통일연대 대외협력국장은 "생떼 같은 우리 자식들을 저런데 배치하는 것이
한국의 현실"이라고 개탄하며 맥아더 총사령관이 1945년 9월 9일 발표한 포고령
제1호를 태워버리자고 제안했다. 

참가자들은 공공사업 기관의 모든 사람들을 새 명령이 있을 때까지 그대로
재직하게 해 사실상 친일파들을 복직시키고, 심지어 영어를 공식언어로 채택한
'굴욕적인' 포고령을 발기발기 찢어 맥아더 동상을 향해 던졌다. 

이후 다시 서울 광화문으로 향한 이들은 오후 3시, 미대사관 인근 한국통신 앞에서
전달식을 갖고 민족자주선언을 미대사관에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