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택 ‘7.10 평화대행진’ 소식
            “오는 미군 막아내고 있는 미군 몰아내자"


   전국 135개 단체로 구성된 '평택 미군기지확장저지 범국민대책위'
(평택범대위)가 주최하는 ‘7.10 평화대행진’ 행사가 노동자, 농민, 시민,
청년학생 등 1만여명이 모인 가운데 오후 2시부터 평택시 팽성읍의
대추초등학교에서 시작되었다.

   이날 대회장인 대추초등학교 정문 맞은편에는 이른 아침부터 '정예' 진압부대로
알려진 서울시경 소속 1001 전경부대 등 1만2천 병력이 배치돼 도로를 완전히
봉쇄하면서 참가자들과 격렬한 충돌을 빚었다.

   집회에서는 문정현 신부를 비롯해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 정광훈
전국민중연대 상임대표등의 정치연설이 있었으며, 특히 '제주도 화순항 해군기지
건설반대 안덕면 대책위원회' 김봉필 위원장은 "제주도 해군 기지 건설을 결사
반대“하면서 앞으로 평택과 연대투쟁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참가자들은 본행사를 마무리하면서 대형성조기를 찢는 상징의식을 가진데 이어 
문정현 신부가 낭독한 선포문을 통해, "한반도 전쟁을 막고 평화를 지키는
싸움에서 7.10평화대행진은 시작에 불과하다"면서 "평택에서부터 전국으로,
방방곡곡으로 확산할 것을 팽성주민과 온국민의 간절한 염원을 모아 힘차게
선포한다"고 밝혔다.

   이어 참가자들은 “오는 미군 막아내고 있는 미군 몰아내자”는 구호를
연호하면서 행진에 들어갔다.

   오후 4시경에는 황새울에서 논둑길에 집결한 시위 참가자들과 경찰 간에 격렬한
충돌이 벌어졌다. 경찰이 소화기 분말과 방패를 휘두르며 진압에 나서자
참가자들은 흙덩이 등을 던지며 저항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시위대들은 경찰
저지선을 수십미터 가량 돌파하기도 했으며 수십명이 부상하기도 했다.

   이어 5시경에는 시위대가 미군기지 철조망에 자신들의 소원을 담은 노란색
소지천을 매다는 '소지천걸기'를 시작했다. 경찰의 저지 속에 시위대들이 매단
소지천에는 '주한미군 하루빨리 이 땅에서 꺼지시오', '미군없는 나라에 살고
싶다' 등 구호가 적혔으며, 'get out of here' 등 영어 구호도 있었다. 이 광경을
보던 한 주민은 “경찰이 물러나야지 미국놈들을 편든다"고 경찰들을 비난하고
"남과 북이 해결할 수 있는데 미군이 딱 앉아 협박하고 있고 우리도 못살게 하고
있다. 미국놈들 물러가야 한다"고 말했다. 

   5시 15분, '인간띠잇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주최측 방송에 맞춰 2Km에
걸펴 인간띠잇기에 돌입한 시위대는 철조망에 쇠갈고리를 단 밧줄을 걸어
"영차영차"를 외치며 철조망을 뜯어냈다. 철조망이 반쯤 넘어오자 기지내에 있던
경찰병력이 출동해 경찰과 시위대간에 흙덩이와 돌 등을 던지는 등 공방전이
벌어졌다.

   당초 5시 30분으로 예정된 정리집회는 열리지 못하고 대신 각 지역별, 단위별로
간단한 정리집회를 가졌으며 7시경 한총련 소속 대학생 2천여명이 마무리 집회를
끝내 모든 행사가 종료됐다. 

   송효원 한총련 의장은 "조국통일은 우리의 힘으로 현실화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전쟁준비태세를 갖추고 있는 주한미군을 민족의 결심으로, 한총련의 결심으로
몰아내자"고 말했다. 그는 특히 주한미군이 인천항을 통해 처음 들어온 9월8일을
지목해, "맥아더가 이 땅에 첫발을 디딘 치욕의 그 날, 9월8일을 전국민적
반미투쟁 선포장으로 만들자"고 호소했다. 

   이날 민주노동당 최규엽 최고위원 등 모두 84명이 코뼈가 내려앉는 등의 중상을
입어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3명이 경찰에 연행되었다. 전체 부상자는
2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미군기지 확장에 찬성하는 평택 시내의
일부 상인들이 극우단체의 비호하에 시위대와 마찰을 빚기도 했다. 

   그러나 평택에서 힘차게 진행된 이날 '7.10평화대행진'에는 제주, 부산, 광주
등 전국 각지에서 1만2천명 가량이 모여 들어 평택미군기지 확장문제가 이 곳 지역
주민들의 이해관계를 넘어선 전국적, 전민중적, 전민족적 과제임을 보여줌으로써
반미운동에서 새로운 전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7.10평화대행진’이 뜨거운 열기 속에 성공적으로 개최됨으로써 정부와
미군의 평택미군기지 확장 계획은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이며, 자신감을 얻은
지역주민들과 시민사회단체의 미군 반대투쟁은 앞으로 더욱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