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군강점 60년 청산, 주한미군철수 국민대회
           인천 자유공원에서 7천 군중 '맥아더 동상 철거' 요구

  "미군강점 60년 청산, 주한미군철수 국민대회“가 전국에서 모여든 7천여명의
청년, 학생, 애국시민들이 참가한 가운데 11일 오후 3시 인천 자유공원에서
열렸다. 이에 앞서 낮 12시경부터는 인천 숭의종합경기장 주차장에서 범민련
남측본부 주최로 사전대회가 열렸다. 애국시민 3천여명이 “미군철수”
“맥아더동상 철거”를 외치는 가운데 시작된 이 사전대회에서는 남북해외
쳥년학생 공동호소문과 남북해외 공동성명이 발표되었다. 

  사전대회를 마칠 무렵 5천명으로 불어난 참가자들은 오후 1시 30분터 약
2킬로미터의 긴 행진 대열을 이루어 5Km 떨어진 자유공원으로 행진해 가기
시작했다. 시위 행렬에는 포승줄에 묶인 독립투사들과 미선이 효순이 두 여학생,
그리고 대형 거북선 모형 차량 등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같은 시각 본대회장인 자유공원에서 300여ｍ 떨어진 인성여고에서
“맥아더 동상 사수 궐기대회”를 가진 자유개척단, 멸공산악회, 인천시
황해도민회, HID 북파특수임무수행자보국단 등 이른바 보수단체 회원 몇백명은
자유공원으로 진입하는 골목들을 미리 점거하고 국민대회 참가자들을 막아나서
곳곳에서 충돌이 벌어졌다. 주로 술냄새를 풍기는 6,70대 노인인 이들은 군복을
입고 미국 성조기를 들고 PVC 파이프 등을 휘둘렀으며 “여기오면 다 죽인다”
“김정일 똥개 노무현 타도” 등을 외치며 어린이 가족들이 포함된 대회
참가자들에게 돌과 유리병, 계란 등을 던져 위협하고 민주노동당 소속 차량을 박살
내기도 했다.

    본대회인 “주한미군 철수 국민대회”는 보수단체들의 방해로 예정보다 늦은
4시 맥아더 동상이 있는 자유공원에서 시작되었다. 6,7천명으로 늘어난 참가자들은
전국을 순회하고 돌아온 반전평화 미군철수실천단 '휘파람'의 공연과 함께
'주한미군 철수' 구호가 적힌 손피켓을 높이 휘두르며 전경 버스 10여대가 맥아더
동상 주변을  겹겹이 에워싼 가운데 대회를 시작했다. 

    전국민중연대(상임대표 정광훈)와 통일연대(상임대표 한상렬), '미군강점 60년
청산과 9.11국민대회 인천지역준비위'(공동대표 염성태)는 한 목소리로 1945년 9월
8일 주둔한 미군으로 인해 지난 60년간 남북분단이 고착화되고, 끊임없는
전쟁위협과 경제적 종속, 미군범죄 등 예속적인 한미동맹 체제가 지속돼 왔다면서
맥아더 동상 철거와 미군 철수를 주장했다. 정광훈 대표는 "점령군의 상징 맥아더
동상 대신 '척양척왜'를 외쳤던 전봉준 장군의 동상을 이곳에 세우자"라고 외쳐
참가자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이어 정치연설에 나선 이혜선 민노총 통일위원장은 "지난 5년동안 미국이 강요한
신자유의주위로 빈부격차는 7배로 늘어났고 앞으로 더 심해질 것이다"라면서 "지난
5년 사이에 1천5백만 노동자 중 8백만명이 비정규직이 되어 스스로 목을 매고 몸에
불을 당기고 있는 게 오늘 이땅의 민중들의 현실이다...미국이 잘 살게 하기 위해
우리가 굶어 죽을 수는 없다"면서 "미군에 의한 고통을 끝장내기 위해 노동자,
농민, 전체 민중이 함께 나서자"고 호소했다. 

  민주노동당 이정미 최고위원은 "과거청산 제1의 과제는 주한미군"이라고
강조하고 "지난 5월 군산, 광주에서 부터 7월 평택, 8.15대회를 거쳐 9.11
인천대회까지 이어진 이 기세를 몰아 오는 11월 반전반세계화 APEC 부시방한
반대투쟁으로 몰아가자"고 호소했다. 

  이날 대회에서는 최근 보수언론의 집중조명을 받은 '박성환밴드'의 '맥아더'라는
새 노래가 연주되어 참가자들의 뜨거운 갈채를 받았다.
  
  국민대회는 투쟁선언문 낭독에 이어 이순신 장군 복장을 한 참가자가 미군이
45년 9월 7일  발표한 '조선인민에 대한 포고령 1호' 전문이 적힌 현수막을 칼로
찢는 상징의식을 거행했다. 현수막에는 "우리 미군은 오늘 북위 38도선 이남의
조선 땅을 점령했다"는 포고령 구절이 젹혀 있었다.

  오후 5시 20분경, 본대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맥아더 동상 인간띠 잇기’ 행사를
위해 계단과 동산을 오르기 시작, 맥아더 동상 주변을 둘러싸고 접근을 막는
경찰병력과 심한 몸싸움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20여명의 학생과 시민들이 중상을 입어 구급차에 실려갔으며
그밖에도 수많은 시민들이 부상을 입었다. 경찰 버스 한 대도 유리창이 깨지는 등
피해를 입었으며 경찰도 일부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과의 충돌이 끝나자 참가자들은 오후 6시 30분 경 정리 집회를 갖고 이날
일정을 마무리했다.

  한편 대회가 끝날 때 까지 자유공원 입구를 지키고 있던 30여명의 일부 소위
보수단체 회원들은 중상자를 실은 구급차들이 내려오자 “빨갱이가 탔다"며 일일이
차량을 가로막고 계란들 던지고 유리창을 두드려 위협하기도 해 시민들의 빈축을
샀다. 

  지난 60년간 미국 점령군의 상징이었던 맥아더 동상 철거를 주장하는 열화같은
여론을 반영한 이날 대회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짐으로써 앞으로 미군철수 운동에
더한층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