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펙반대 부시반대 제1차 국민대회”
           수영강에 울려퍼진 2만여 참가자들의 함성
               "전쟁과 빈곤의 세계화를 반대한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21개국 정상회의 첫날인 18일, 전국에서 모여든
노동자, 농민, 빈민, 청년학생, 여성과 애국시민 2만여명은 부산 수영로터리에서
수영강변도로까지 행진을 벌이며 “아펙반대, 부시반대”를 소리높이 외쳤다. 

 그러나 수영강 건너편 아펙 회의장(벡스코) 인근 강변에서 오후 4시에 열
예정이던 “아펙반대 부시반대 제1차 국민대회”는 경찰의 강력한 원천봉쇄로 일단
무산되었고 노동자, 농민, 청년학생 선봉대가 진압 경찰과 치열하게 싸우는 동안
오후 5시30분부터 약 1만명만이 수영3호교 부근에서 '전쟁과 빈곤을 확대하는
아펙반대 부시반대 제1차 범국민대회'를 열었다.

 정광훈 민중연대 의장은 "우리는 제국주의와 싸우는 독립운동가다, 예전에는
독립운동가들이 지리산에서 살았지만 지금은 아스팔트에서 살고 있다"고 외쳤다.

 미국의 존 비첨(John Beacham) ANSWER LA 지역 책임자는 연대사에서 "미국 민중과
세계 민중은 부시에 정말로 지쳐 있다...아펙, WTO, 이라크 모두 근원은 같다.
모두 미 제국주의가 문제이다... 부시반대, WTO반대, 아펙반대"라고 외쳤다.

 그는 또한 "주한미군뿐 아니라 세계 모든 곳에서 미군이 철수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우리는 미국에서 미 제국주의를 반대하는 투쟁을 통해 전세계 민중과
연대하겠다"고 강조했다. 
 
 날이 어두워지면서 경찰이 강압적으로 대회장에 진입하고 나서자 저녁 6시30분경
주최측은 부시의 얼굴을 닮은 스티로폼 모형을 불태우는 상징의식을 끝으로 해산을
선언했다. 참가자들은 유인물로 대신한 결의문을 통해 "우리는 전쟁과 빈곤의
세계화를 거부하고, '또 다른 세상'을 건설하기 위해 민중의 투쟁과 희망을
세계화할 것"이라며 "가진 자들만을 위한 세계화를 규탄하고, 민중의 삶과 권리를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참가자들 중 다수는 다음날 해운대에서 열릴 제2차 국민대회를 위해 일단
부산대로 집결함으로써 오후 7시 30분 제1차 국민대회는 막을 내렸다.. 

 이에 앞서 이날 오후 3 경 각 부문별 결의대회를 끝낸 2만여 노동자, 농민, 빈민,
여성, 청년학생 등 약 2만명은 수영로타리에 집결하여 대회장을 향해 대행진을
벌였다.

 이들은 대회장으로 가기 위해 수영강을 가로지른 수영1교와 수영3교 진입을
시도했으나  경찰의 초강경 봉쇄 진압작전으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경찰은
수영교 주변에 1만 3천여 병력을 배치하고 컨테이너 수십개를 2층으로 쌓아
진입로를 차단하는 한 편 살수차와 헬리콥터를 동원하여 강력 저지에 나섰다.
당국은 또한 시위대의 진입을 막기 위해 오후 2시반경부터 지하철 2호선
벡스코역에서 전동차를 정차하지 못하도록 하고 통과시켰다. 

 국민대회장 진입을 시도하는 시위대와 이를 저지하려는 경찰간에 오후 5시께부터
격렬한 충돌이 벌어져 양측에 부상자가 속출했다. 시위대는 컨테이너를 끌어당겨
수영강에 빠뜨렸으며 10m 높이의 2층 컨테이너박스를 끌어당기는 과정에서 전경
3명이 떨어져 부상을 입기도 했다. 시위대 중 수십명도 경찰의 방패에 맞아 머리가
찢어지는 등 부상을 입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