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자순기능에 대한 몰이해는 역사적실책”  
         이찬근 교수, 사월혁명회서 ‘외자지배의 충격과대응’ 강연  
 
[통일뉴스] 정명진  기자  2006-01-26 오후 11:59:29       
 
외국투기자본의 위험성을 꾸준히 제기해 온 이찬근 인천대교수(투기자본감시센터
공동대표)가 한 강연회에서 “외국 자본을 정확하게 인식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역사적 비판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26일 오후 5시 서울 중구 향린교회 1층에서 열린 제89회 사월혁명회
월례발표회에서 이찬근 교수는 ‘외자지배의 충격과 대응’이라는 주제의 강연에서
이같이 말하며, 한국경제의 “김대중.노무현 정부가 진보정권임에도 불구하고
역사적으로 가장 큰 실책으로 기록 되는 것은 외국자본 순기능에 대한
몰이해”라고 말했다.

“외국자본이 중장기적 투자 가로막아”
 
이 교수는 “97년 외환위기 이후 한국의 외국자본의 형태가 바뀌었다”며
“(외국자본이) 97년 이전에는 대출 자본, 즉 채권자였으나 외환위기 이후
금융시장이 개방되면서 채권자로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주주자본으로 들어왔다”고
설명했다.

외국자본이 주주로 성격이 변하면서 경영에 개입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게 됐고
“기업의 운명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세력을 형성했다”는 것이 이 교수의
주장이다. 

이 교수가 외국주주자본의 위험성을 강조하는 부분은 “단기적으로 이익을
추구하는” 본질이다. 그는 “미국의 월스트리트의 펀드매니저는 매 3개월마다
실적 평가를 받는다”며 “치열한 수익률 경쟁체제 속에서 장기적 투자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리나라 기업의 경쟁력을 위해서는 중장기적 투자가 과제”라며
“(외국자본이) 한국 기업의 중장기적 투자를 가로막고 나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지 못하는 메커니즘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고배당, 유상감자, 상장폐지 등 외국주주자본들의 행태를 지적하며
“외국주주자본이 들어와 한국경제를 극단적 투기로 몰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배당금은 단기 순이익 범위 내에서 미래를 위해 재투자하고 남은 것을 주주가 나눠
먹는 것이 상식인데, “순이익의 15배 즉, 100억 원을 벌면 1500억 원을
배당한다”면서 “이것이 합법이다”라며 비정상적인 상황에 대해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그는 “이것을 가지고 외국자본의 행태에 대해 잘못을 탓할 수 없다”며 “문제는
김대중, 노무현 정부로 이어지면서 한국 엘리트층이 외국자본이 활개를 치는 장을
만들어 준 것”이라고 꼬집었다

“외환위기, 외인론적 인식이 없던 것이 치명적인 실수”
 
이 교수는 “97년 외환 위기가 발생했을 때 진단에서부터 잘못되었다”며
“내인론(국내에 원인이 있다는 주장)으로 가면서 외국자본의 힘을 빌려
구조조정하고 자본시장을 개방하면서 주주자본이 들어와 기업을 다 가져가, 투자가
안되고 일자리가 안나오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외환위기의 원인은 투기자본과 미국의 세계 금융제국주의
전략”이며 “이러한 외인론적 인식이 없던 것이 치명적인 실수”라는 것이다.

이 교수는 내인론 찬성자로 ‘IMF, DJ정부, 한국의 경제학자, 시민단체’를
꼽았다. 그는 “이 네 박자가 맞으면서 외인론에 대해 전혀 눈길도 안 줬다”며
“이로 인해 완전한 외자지배체제로 바뀌어 버렸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외국자본에 의해 지배당하고 있는 한국경제에 대해 ‘철저히 국민경제에
기여하라’는 ‘스웨덴의 대타협’에서 교훈을 제시했다. 스웨덴의 사회민주당이
발렌베리 가문에게 차등의결권을 주고 기업지배권을 안정시켜 주는 등 이 가문의
기업에 대한 국유화를 포기하는 대신 85%의 높은 소득세와 고용창출을 얻은
것이다. 

“미국COST에서 벗어나려면 다시 한번 고통을 겪을 것”

이러한 대안의 한국경제 적용 가능성에 대해 이 교수는 비관적인 전망을 하며
“박정희의 무리수로 인해 풀어야 할 매듭이 많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박정희COST'라고 지칭하며 “박정희의 무리수로 인해 전두환이 나오고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정권 등 함량미달의 정권이 나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외환위기 이후 지불하고 있는 것은 ‘미국COST'”라면서 “한국
지배엘리트는 완전 친미세력이다. 그 사람들이 대학의 강단을 다 장악하고
학생들을 그 사람들이 가르친다. 그들이 또다시 한국의 엘리트가 된다”고
설명하며 “한국이 미국COST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다시 한번 고통을 겪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사월혁명회 월례발표회에는 원로인사 40여명이 참석했으며, 이 교수의 1시간
가량의 강연에 이어 30분간 질의응답으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