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1 자주독립만세 87주년에 즈음한 ‘2006 자주선언’

   오늘은 일제의 식민지배와 압제에 항거하는 민중의 자주독립을 위한
3.1만세운동이 벌어진 지, 87년이 되는 날이다. 광복 60년을 넘어서서
3.1자주독립을 위한 민중들의 만세소리가 들불처럼 번져나간 지 87년이 되는 오늘,
현재의 우리는 과연 자주독립의 과제를 온전히 이루었는가에 대해 엄중한 역사적
질문을 던질 수 밖에 없다. 
   예로부터 “선현들의 훌륭한 정신과 업적은 그 제자와 후손이 뛰어나야 빛을
발할 수 있다”고 하였다. 3.1만세운동의 자주와 독립을 향한 민중의 정신과
열망을 현재의 시점에 비추어 그 역사적 과제를 완수해야 할 책무가 우리에게
놓여져 있다. 일제의 민중수탈과 억압의 첨병 노릇을 하던 친일세력들이 미국의
힘에 빌붙어 자주독립의 꿈을 짓밟고 분단구조를 창출한 이후, 군사독재와
친미예속으로 점철되어온 지난 역사는 민중의 자주에 대한 요구와 열망을 증명하는
쉽없는 투쟁의 기록으로 이어져 왔다.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60년 전 미완의 독립
상태를 극복하지 못한 채 분단냉전의 구조와 예속적 한미동맹의 굴레에 속박되어
있고, 제국주의의 신자유주의 세계화 정책은 경제주권을 송두리째 집어삼키며
민중의 생존 자체마저 절대적 위험지대로 내몰고 있고 우리의 고유한 정신문화
영역으로까지 침범하며 제국주의적 이념 문화를 이식하기 위한 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친일파의 계보를 잇는 수구세력들은 여전히 예속과 분단을 찬양하며 역사의
전진로와 자주를 향한 민중의 행보를 가로막아 나서고 있다. 
   ‘자주’는 현시대 모든 각계각층에게 공통으로 제기되어 있는 제1의 정치적
목표이자 실천과제이다. 사회 모든 영역을 불문하고 ‘자주권’을 지키고 확보함이
없이 사회의 발전과 번영, 평화통일의 시대를 기약할 수 없다. 오늘날 국가와 민족
앞에 놓여져 있는 자주의 과제를 중단없이 해결해나가는 것은 역사와 시대를
진전시키고 민중의 삶에 희망과 전망을 새기기 위한 절체절명의 과제이다. 
   이에 조국의 자주와 독립이라는 역사적 위업앞에 한치의 물러섬이 없었던
선조들의 우국충정과 어떠한 불의앞에서도 분연히 항거하고 정의에 앞장서서
순열하던 3.1자주독립정신의 현재적 의미를 되짚으며, 2006년 우리 앞에 나서고
있는 자주의 과제를 민중의 이름으로 선언하고 그 실천적 결의를 드높이기 위해
다음과 같이 ‘2006 자주를 위한 5대 과제’를 밝힌다.

<2006 자주를 위한 5대 과제>

1.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저지하고 ‘침략적 신한미군사동맹’ 구축 기도를
파탄내야 한다.
   예속의 한미동맹 역사가 침략적 신한미군사동맹으로 새롭게 추진되고 있다.
세계 패권 야욕을 실현하고자 하는 미국의 군사정책에 의해 주한미군은 전략적
유연성이라는 이름 하에 동북아기동군으로 변환하였고, 한국은 미국의 대북,
대동북아 전쟁기지화되며 최첨단 전쟁무기의 집산소가 되고 있다. 이러한 미국의
대한반도 군사정책에 입각하여 주한미군의 예속체제하에 있는 한국군은 미국의
대북 대동북아 패권 전쟁의 예비부대로 전락하고 있다. 평화는 곧 삶이며 전쟁은
죽음이다. 한반도에 전쟁을 불러올 미국으로부터 자주권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우리에게 평화란 없다. 전략적 유연성 확보를 계기로 급속히 추진되고 있는
‘침략적 신한미군사동맹’ 구축 시도를 저지하는 것은 미룰 수 없는 우리의
생존의 과제로 다가와 있다.
   침략적 신한미군사동맹을 저지하기 위해 우선적으로 주한미군의 대북, 대동북아
전쟁밸트 구축의 핵인 평택 미군기지 확장이전을 기필코 저지해야 한다. 다음으로
전략적 유연성 확보로 인해 대북침략성과 호전성이 더욱 극렬화되고 있는 RSOI,
을지포커스렌즈 등 한미합동군사훈련을 중단시켜야 한다. 이 모든 투쟁의 힘을
모아 국민들 속에 전략적 유연성이 갖는 전쟁의 위험성과 침략적 본질을 널리
알려내고 이를 저지하기 위한 범국민운동을 전개함으로써 평화의 주체이자 자주의
주체인 국민의 힘으로 신한미군사동맹을 폐기시켜내야 한다. 우리의 최종 목표는
‘전쟁없는 한반도’를 건설하는 것이다. ‘전쟁동맹’인 ‘한미군사동맹’을
그대로 부여안고서, 온갖 범죄로부터 침략전쟁까지 만악의 근원인 주한미군을
그대로 두고서 한반도에 평화란 없다. ‘주한미군없는 한반도’ 건설을 향한
평화와 자주의 돗대를 드높이 치켜세워야 한다.

2. 일본의 전쟁국가화와 군국주의 부활을 저지해야 한다.
   20세기의 말미에 군사적 보통국가론을 주창하며 군사대국화로의 재발돋음을
위한 행보를 가속화해온 일본은 미국의 21세기 세계 패권전략과 동북아 전략에
발맞춘 미일군사동맹 강화 정책에 입각하여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일본 내
미사일 방어(MD)체제 구축을 더욱 적극화하고 있고, 한반도와 대만. 중국을 겨냥해
오키나와, 시코쿠 등에 병력 증강과 유사대비 긴급즉응부대, 특수 작전군 등을
자위대 내에 편성하고 있다. 또한 주일 미군기지 재편과 미일군사동맹 체제 내에서
일본군의 역할 확대, 미일 공동작전체제 등이 마련됨으로써 완전한
미일군사일체화를 서두르고 있고 군사적 보통국가화의 완성을 위한 평화헌법 개정
일정을 구체화하고 있다. 이러한 일본의 군사적 흐름은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강행과 왜곡된 역사관의 유포 등을 통한 군국주의 이념의 확산과 일본사회의
총체적 우익화 경향과 맞물려 한반도와 동북아에 가장 근본적인 위협요소로 또다시
대두되고 있다.
   지난 역사는 일본의 군국주의의 위험성을 피의 교훈으로 웅변하고 있다. 우리는
21세기를 자주의 시대, 평화통일의 시대로 전진시키고자 하는 역사적 대전환의
시점에 서서 호전적 미일동맹 강화에 입각한 일본의 군국주의 부활 음모를 반드시
저지해야 한다. 역사와 정의를 왜곡하고 군국주의 부활을 완성시키고 있는 일본의
움직임을 저지하지 않고서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는 요원하며, 공동번영을 결코
전망할 수 없다. 

3. 한미FTA협상을 저지하고 신자유주의 정책을 근본적으로 타파한다.
   98년 IMF위기를 계기로 급속히 전면화되기 시작한 신자유주의 정책이 미국 등
제국주의 국가의 이익을 위한 국경없는 완전한 개방 구조의 완성을 향해 치닫고
있다. 주요 경제지표에 입각하면 이미 외국자본이 한국 주식시장의 43%, 시중은행
주식의 65%, 5대기업의 지분 60%이상 보유를 나타냄으로써 산업금융구조는 이미
국제거대자본의 수중에 떨어져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 이에 더하여 이제 미국은
한미FTA협상을 통해 한국사회의 총체적 구조조정을 요구하며 미국의 거대자본이
쉽게 들어와 빠르게 착취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 것을 강요하고 있다. 자본을
무기로 한 직접 수탈구조, 미국식 가치 전파 구조를 창출하는 것이 미국이 노리는
한미FTA협상의 목표이다. 마치 경제적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것처럼 대국민
기만행위를 보이고 있다. 
   정부는 한미FTA를 군사안보문제와 연계시키며 그 불가피성을 역설하고 있지만
한미FTA를 통해서 미국의 대한반도 전쟁정책을 막아낼 수 없고, 한반도의 대북,
대동북아 전쟁기지화를 막아낼 수 없다는 것은 명약관화하다. 또한 정부는
한미FTA를 통해 경제적 이익을 창출할 수 있다고 기만하고 있지만 절대다수 국민은
한미FTA가 농민의 죽음의 행렬을 부르는 쌀 완전개방을 가속화할 것이며, 몇
년안에 한국을 대미무역적자국으로 전락시키게 될 것임을 알고 있다. 또한
한미FTA를 통해 교육, 방송통신, 의료 등 공공서비스 영역을 잠식한 미국의 자본은
공공의 기능을 파괴하며 오직 상품화와 자본증식의 토대로 전락시킬 것이다.
한미FTA는 완전한 대미종속의 지름길이자 나라를 완전히 팔아먹는 행위이다.
자주의 이름하에 한미FTA를 저지하기 위한 투쟁에 떨쳐나서야 한다. 
   민중의 삶을 극단적 양극화의 굴레로 빠뜨리고 경제종속을 심화시키고 있는
근본원인은 바로 신자유주의 정책이다. 절대다수 민중의 생존을 절벽으로
몰아넣고서 결코 국가경쟁력은 높아질 수 없으며 국가의 미래를 설계할 수 없다.
더 이상 국제적 대세임을 핑계삼아 신자유주의 정책의 확산을 방기한다면 이는
우리 스스로 무덤을 파는 행위로 될 것이다. 신자유주의 정책은 근본적으로
폐기시키기 위한 각계각층의 힘과 지혜를 시급히 모아야 한다. 

4. 미국의 스크린쿼터 축소 압박을 막아내고 문화침략 공세를 저지해야 한다.
   미국이 한미FTA의 전제조건으로 요구한 한국 스크린쿼터 축소는 미국 자본을
무기로 한 문화침략의 본격화를 알리는 신호탄으로 되고 있다. 미국은 이스라엘과
함께 2005년 국제사회가 체결하고 2007년부터 효력을 발생할 세계문화다양성
협약에 부동의함으로써 국력을 앞세운 일방적인 문화침략의 길을 열어놓은 바
있다. 
   한국의 스크린쿼터 축소는 필연적으로 미국 거대자본의 한국 영화 잠식을
초래할 것이며, 이는 오늘날 대중문화의 꽃이자, 대중문화흐름을 선도해가는
주요한 영상산업 영역이 완전히 미국에 종속됨을 의미한다. 뿐만아니라 미국은
2005년 발행한 무역장벽보고서를 통해 ‘한국방송광고공사의 해체’, ‘지상파
방송 중 30% 외국산 프로그램 편성’ 등 지상파 장악을 위한 적극적이고 일방적
요구들을 쏟아내고 있는 상황이다. 이것이 현실화된다면 국내 여론마저 미국이
좌지우지 할 수 있는 일상적 구조를 확보하는 것으로 되어 그야말로 한국은 미국의
52번째 주로 전락하게 될 것이다.
   문화는 그 국가와 민족의 정체성이자 정신의 보고이다. 스크린쿼터 축소와
이어질 미국의 다방면적인 문화침략을 막아내지 못한다면 5천년 이상 면면히
이어온 우리의 고유한 가치가 파괴되고 미국식 가치가 대규모적으로 양산,
확산되는 것을 막아내지 못할 것이다. 약100년 전 일제의 단발령과 창치개명으로
대변되는 민족정 말살정책이 오늘날 미국의 자본을 앞세운 문화침략의 행태로
재연되고 있음을 똑바로 직시하고 이를 저지하기 위한 투쟁에 온국민이 나서야
한다.

5. 수구세력의 반역사적 책동을 막아내고 사회변혁과 자주적 평화통일을 위한
노력을 가속화해야 한다.
   60년동안 지속된 분단과 냉전, 예속의 역사를 극복하고 평화와 통일, 자주의
시대를 창출하고자 하는 민중적 열망이 들끓고 있는 중대한 역사적 전환점에 서서
일제와 분단냉전의 시대를 이어 친일과 친미독재로 일관해온 수구세력들의
반역사적 책동이 극에 달하고 있다. 자유민주주의와 국가정체성 놀음을 지속하며
완전한 자주독립과 민주화를 위해 피와 목숨을 바쳤던 민중의 역사를 친북좌경의
역사로 왜곡시키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다. 전쟁을 부르는 침략적 한미동맹
예찬론을 부활시키기 위해 성조기에 입맞추며 친미사대를 선동하기에 여념이 없다.
뉴라이트라는 반북책동의 선봉대를 조직하여 반북이데올로기를 재확산하는데
사활을 걸고 있다. 87년 민주화투쟁 이후, 지속적으로 정치적 주도권을 상실해온
수구세력이 정권 탈환을 공공연히 외치며 역사회귀 시도를 본격화하고 있다.
   87년 전 3.1자주독립만세 정신을 이어받는 오늘날의 시대 구호는 자주와
평화통일이며 이것만이 국가와 민족의 미래를 전망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다.
이를 의연히 실현하기 위해서는 친미반북을 정체성으로 하는 수구세력을 완전히
제압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 수구세력의 정권탈환 책동을 단호히 저지하고 남북
화해협력의 관계를 더욱 발전시킴으로써 평화통일의 토대를 더욱 굳건히 다져내고
사회변혁을 가속화해야 한다. 

   2006년 3월 1일
   3.1 자주독립만세 87주년에 즈음한 ‘2006 자주선언’ 참가 단체 일동

민중연대 (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 남북공동선언실천연대, 노동인권회관,
노동자의힘, 노동조합기업경영연구소, 다함께, 문화연대,
민족민주열사.희생자추모(기념)단체연대회의, 민족정기수호협의회, 민주노동당,
민주노동자연대,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민주주의민족통일전국연합,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반미여성회, 보건복지민중연대, 스크린쿼터문화연대,
외국인노동자대책협의회, 전국농민회총연맹,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빈민연합,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전국학생연대회의,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전태일을 따르는 민주노조운동연구소, 천주교정의구현전국연합, 통일광장,
한국노동사회연구소, 한국노동이론정책연구소,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
한국비정규노동센터, 한국청년단체협의회, 강원민중연대, 경기민중연대,
경남민중연대(준), 광주전남민중연대, 대구경북민중연대, 부산민중연대,
서울민중연대(준), 인천민중연대(준), 충북민중연대(준))
통일연대 (고난받는 이들과 함께하는 모임, 기독시민사회연대,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 문학예술청년공동체, 민족문제연구소,
민족자주평화통일중앙회의, 민족화합운동연합,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통일위원회,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백범정신실천겨레연합(사), 불교평화연대, 비전향장기수송환추진위원회,
사월혁명회, 서울 통일연대, 실천불교전국승가회, 민가협양심수후원회, 인천
통일연대, 자주여성회(준), 전국대학신문기자연합, 전국목회자정의평화실천협의회,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전북통일연대, 조국통일범민족연합남측본부,
조국평화통일불교협회, 천주교통일후원회, 청년통일광장,
통일맞이늦봄문익환기념사업회, 통일맞이한신연대, 한국가톨릭농민회,
한국노동조합총연맹, 한민족생활문화연구회, 21세기코리아연구소, corea평화연대)